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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문화 다〉 창간 5주년 기념 좌담] ‘유사 인문학(?)’ 열풍 현상을 진단한다 (4) -최종회

일시 : 2017년 10월

참석자 

사회 : 이성혁(문학평론가)
참석자 : 김혜연(소설가), 이수향(영화평론가), 이종찬(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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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DSC이성혁02814.jpg사회자 : 다음 얘기는 우리가 안했습니다. 인문학 개론서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잖아요. 그런 책들은 어떻게 평가를 하시는지요. ‘인문학’이란 단어가 붙은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유가 뭘까요? 사람들이 ‘인문학’이라는 기표에 매력을 느낀다는 거잖아요? 삶이 너무 팍팍 하니까 다른 것도 추구하고자 하는 의미도 있는 것 같아요. 인문학이라는 책을 읽으면 생각이 반짝반짝 해져서 돈을 벌 수 있다, 이런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고, 사람들이 분명히 다른 삶에 대한 요구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요구를 출판자본이 캐치를 해서 책을 내고 있는 것 같은데요, 혹시 내용을 검토해 보셨습니까? 아까 오류가 많다고 얘기를 하셨잖아요.


김혜연 : 인문학이라는 제목을 단 책들 중에는 명백히 인문학 내용이 아닌 책이 있어요. (좌중 웃음) <커피의 인문학>이라든지 어떤 사물의 인문학, 이라는 책들 중에는 괜찮은 내용들이 있어요. 그런데 사실 그런 내용은 인류학이거든요. 미시사 측면을 제외하곤 인문학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쌀이라든지, 지금 쏟아져 나오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거나 사용하는 물건의 발생과 유통 경로와 역사 등등을 다룬 책들의 원조 격의 책이 인류학 고전인 <설탕과 권력>이거든요. 그 책은 사탕수수 재배하던 시대부터 홍차에 타던 설탕 이야기, 설탕을 공급하기 위해 어디를 식민지로 잡고 등등, 하는 이야기가 다 나와요. 미시사와 인류학이 합쳐진 거고, 이러한 종류의 연구는 서구에서 거의 완료된 분야에요. 거의 모든 작물의 이야기가 나온 상태에요. 그 이야기가 지금 한국에 들어온 지 몇 년 된 것이구요. 지금 나오는 한국의 무슨 인문학, 이런 책들은 잘 정리는 한 것 같아요.


   <지대넓얕>은 특이한 경우인데 이것저것 다 집어넣은 것 같아요. 그런 책을 보고 좀더 흥미를 느껴서 공부를 시작하는 입구가 되면 좋죠. 그런데 “이 책을 보면 당신이 어디 가서 자랑할 수 있어”가 모토니까요


이수향 : 저도 서점에 갔을 때 인문학이 제목에 붙어있는 책들이 많길래 왜 이렇게 인문학 책이 많나 싶어서 몇 개를 들춰봤는데 자기계발서류 혹은 경영, 경제 관련된 용어를 몇 개 넣고 그런 책을 인문학이라고 포장을 한 책들이 있었습니다. 또 알만한 유명 저자들이 쓴 책을 보니 대개 1장은 자기가 이런 길로 들어서게 된 동기나 유학 생활 등등 약간 신변잡기적으로 쓰고 추상적으로 의욕을 고취시키는 방식의 글들로 이어지더라구요. 그런 이후 중반부에는 경영이나 마케팅 용어를 몇 개 가져와서 이런 것들을 먼저 선점해야 성공한다 뭐 그런식의 서술을 하면서 중간 중간 우리가 알만한 이론서나 철학서 혹은 학자의 문장 같은 것들을 좀 흩뿌린달까요 그런 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식으로 마치 인문서인양 호도하는 책들이 실제로 많더라구요.
 
그래서 아까 좋은 얘기 하셨는데 예전에 <철학과 굴뚝청소부>나 그 다음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 이런 식의 책들은 실제로 그래도 좀 읽고 나면 뭔가 지적인 자극이 되는 면이 있는데, 요새는 책 제목에 ‘인문학’이라는 용어를 넣는다는 것이 심지어 좀 얕은 편집서구나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더라구요.


사회자 : 제가 10년 전엔가 공역을 한 것이 있어요. 화폐 인문학이란 책이에요. 원제는 화폐란 무엇인가예요. 그 제목을 출판사에서 ‘인문학’을 집어넣은 거예요. 화폐 인문학이라고. 화폐에 대한 철학책이에요. 작가가 일본사람인데 철학자에요. 나는 굳이 왜 제목에 인문학이란 말을 집어 넣었나 그랬어요. 그때는 지금보다 인문학 열풍이 덜했어요. 인문학 집어넣었어도 별로 안 팔렸는데, 아무튼 나는 마음에 안 들더라구요. 원제대로 해야지. 그 경우는 인문학이란 말을 붙여서 더 아까운 느낌이 들었어요. 손해 본 느낌이랄까. 화폐에 대한 개론서처럼 느껴지게, 좀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그런 제목을 붙인 건데, 내용은 깊은 내용이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여하튼, 지나가는 말로 해봤습니다.


DSC이종찬02811.jpg이종찬 : 인문학이 교양의 차원에 이바지한다면 거기에는 두 가지 정류의 교양이 있을 거예요. 김상봉 선생의 분류법에 따르면 그것이 각각 ‘응접실의 교양’과 ‘광장의 교양’입니다. 정치적인 교양이냐 그렇지 않은 교양이냐에 따른 문제일 겁니다. 대부분은 ‘응접실’ 쪽에 방점이 찍혀 있는 듯 보입니다. 바로 그걸 문제시해야 합니다. 관이나 정책적 차원에서 인문학이 시나 소설 같은 장르로서의 ‘문학’에만 치우치는 것 같아 저는 좀 불편해요. 버전업된 문학소년, 문학소녀만을 양성하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그것보다, 그것 이상으로 다른 방식의 교양, 정치적 교양, 논픽션에 대한 조명, 그런 측면이 아쉽더라고요. 독서동아리 분들이 굉장히 감성이 풍만하세요. 비하하는 의미가 아닙니다. 문학작품을 읽어내는 감수성이 그 자체로 존중할 만하지만 다만 그 지점에서 더 나아가지 않고 멈춰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사회자 : 동아리가 다양화되면 되지 않을까요. 문학의 범위를 픽션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을 거 같아요. 논픽션도 문학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고요. 또 한편으로는 고전도 많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한국문학도 식민지 시대 때나 70년대의 고전이 되어버린 작품들도 읽고 외국문학의 현대적 고전도 읽고 했으면 좋겠어요. 문학이라고 하더라도 독서 대상이 다양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김혜연 : 제가 보기엔 그 다양성을 담보하는 게 오히려 정규 학문 과정이더라고요. 저는 철학이 이중전공이었거든요. 전공을 하면 전공필수가 나오잖아요. 서양고대철학, 중세철학, 근대철학, 동양철학, 한국철학. 저는 동양철학을 안 좋아했어요. 그런데 싫어도 들어야 했어요. 그런데 싫어도 들어야 했기 때문에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치우치지 않게 되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다양한 영역을 골고루 공부하고 나면 내가 알아서 학문의 균형을 잡아가면서 공부할 수 있게 되요. 제가 학문의 정규 과정을 옹호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는데(웃음) 하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인문학공동체, 학습모임 등에 우려를 갖게 되는게, 그게 대부분 흩어져 있고 내가 내 취향대로 골라 가게 되요. 그래서 내가 관심없는 분야는 안 듣게 되거든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수향 : 인문학이 유행처럼 되면서 ‘유사인문학’이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되고 있는 이유가 결국 대중이 가지고 있는 지적 고양의 욕구와 외연으로 교양임으로 보여지고자하는 욕구가 같이 겹쳐서 있는 것으로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현재 매체의 변환 같은 것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같은 것들도 대중화되었고요. 이런 상황에서 <지대넓얕>, <알쓸신잡>이런 식으로 많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제가 봤을 때는 그냥 아재들 술자리 농담같다 이런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남자이고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 이 프로그램을 굉장히 좋아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제가 아는 인문학을 전공하신 선생님들도 저 정도 포맷이면 나도 저렇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는 분들도 봤습니다. 그걸 보면서 인문학의 연성화 혹은 대중적 기획이라는 것도 오히려 지적인 인문학에 대한 갈증과 그것을 너무 어렵지 않게 풀어내자는 요구에서 생긴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아까 우리 이종찬 선생님께 도서 선정을 하는 자리에서 픽션을 꼭 정해야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현상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사실 말씀하신 것처럼 ‘응접실의 인문학’같은 그런 사고와 비슷한 거예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누면서 즐거워야하는데 그러려면 픽션이 유리한 거예요, 논픽션은 일단 사고를 예각적으로 움직여야 되고 정치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도 많고 여러 명이 주체의 동의를 얻기가 불편한 부분이 많아지는데, 소설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해석이라는 차원에서 용인되는 면이 있죠. 그래서 여러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정치적인 논의를 깊게 하게 되면 생각이 달라서 싸우게 되고 모두가 불편해지니까 그거보다는 좀 소프트한 차원으로, 하지만 교양은 있어 보이고 싶으니까 그런 것들이 총체적으로 이루어지는 그런 여러 가지 유행효과도 있지 않을까 그런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DSC김혜연.jpg김혜연 :  저는 <알뜰신잡> 안 봤어요. 예고편만 봤는데, 이게 대학 술자리에서 남자 선배들이, 여자 선배들은 그러지도 않는데 남자 선배들이 썰 푸는 컨셉인거예요. 굉장히 고학번이 와서 맑스가 어떻고 저떻고 얘기하는데 그런 사람 치고 맑스 읽고 얘기하는 사람 없어요. 저는 그때 “형 그거 읽고나 얘기하는 거야? 그거 옛날 학설이잖아. 어디서 읽지도 않고 후배들한테 사기를 쳐?” 그렇게 말하면서 많이 깼어요.(웃음) 술자리 구라가 그냥 방송이 된 거죠.


사회자 :  저도 한 번밖에 안 봤습니다만, 보면서 저런 걸 왜 하지 뭐 이런 생각을 했어요. 참신하긴 했어요. 내용은 사람들이 나와서 지식얘기 하는 거죠. 유시민 같은 분이 많이 아니까 재밌긴 재밌어요. 내가 모르는 지식을 막 얘기해주고 그러니까요. 하지만 다시 보고싶다거나 나한테 무슨 살이 되는 느낌은 안 들더라구요. 저 사람이 지식을 얘기한다고 해서 내 지식이 되는 것도 아니고. 재밌긴 재밌어요. 출연진들이 말을 잘 하세요. <알쓸신잡> 말고 다른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말해볼까요?


김혜연 : 최진기 씨가 케이블에 나와서 조선미술사에 대한 강의를 하는데, 그중에서 구한말에 친일을 한 작가의 작품 보여주고, 친일 작가와 일본 작품의 유사성 보여주고, 친일 안 한 작가 작품 보여주면서 이게 진짜 조선화다!라고 말하는 거예요. (좌중 웃음) 너무나 이분법적이고 미술이나 예술의 본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죠.


이수향 : 작품도 잘못 보여줬죠. 엉뚱한 작품을 갖고 와서 장승업 거라고.


김혜연 :  사실 그런 사람들은 시장에서 퇴출되야죠. 그런데 영화까지 손을 뻗치니 문제지요. 공부가 부족하니까 그렇다고 저는 봐요. 아까 전공필수 얘기했는데, 만약 철학공부할 때 관심가는 대로만 공부해서 중세철학은 공부를 안 하게 되면 균형이 깨지게 되요. 데카르트가 정말 하늘에서 떨어진 줄 알게 되요. 그런데 중세철학을 공부하면 데카르트가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이 아니란 걸 알게 되거든요. 공부가 부족하면 그런 실수를 저지르게 되고 매우 무식하고 용감한 소리를 자기도 모르게 하게 되거든요.


이수향 :  설민석씨 같은 경우가 이러한 대중강연 인문학 강사들 중에 최근에 가장 잘나가는 사람일 거예요. 주로 역사에 관한 내용을 전달하는데, 영화는 워낙 실화나 역사 관련 소재가 많잖아요. 영화를 만들고 릴리즈할 때 사극이나 역사적 소재라면 관객들이 어려워하니까 요새는 관련 내용을 보도자료로 짧은 강연 영상을 만들어 미리 뿌려요. 그러한 역사적 사실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데에 목적이 있으니까, 깊이 있는 지식이 아니라 딱딱 족집게 강사처럼 집어서 귀에 쏙 들어가게 재밌게 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겁니다.
 
   최근의 사극들은 설민석씨가 그걸 거의 혼자 다 합니다. 왜냐하면 영화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프로젝트 산업이다 보니 안정적인 선택을 엄청나게 추구하고 절대 그런 부분에 까지 새로운 실험을 하지 않아요. 그래서 역사적인 내용 소개에 관한 영상들은 거의 대부분 설민석씨로 가는 거예요. 심지어는 설민석씨가 한 영화에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으면, 그 다음 영화가 홍보자료물 전달 시기를 조금 조절하기고 하고 그렇죠.

 

   그 분이 원래 연극영화과 출신이다보니까 워낙에 대중들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나 자신을 이미지화 하는 방식에 능합니다. 단순한 스킬이라기보다는 대중들로 하여금 자신에게 집중하기 만들기 위해 매체에 적합한 방식으로 관객들을 집중시키고 놀라게 하고 몰입하게 하는 그런 요소들을 많이 훈련해 오신 분인 거죠. 그러다 보니 내용을 드라마틱하게 전개하는 액션 그 자체가 더 중요한 능력처럼 보여지는 거예요.. 인문학적 지식의 내용 자체가 아니라 그 전달력이 더 크게 평가되는 부분은 그래서 굉장히 문제라는 겁니다.


   최진기씨 문제도 강연자가 가진 전문적 식견보다는 개인적인 전달력이 더 우선시되면서 생긴 일종의 헤프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게 심각한 문제인데 왜 헤프닝이라고 하느냐하면 이분이 그 일이 생기고 <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그램을 내려놓고 잠시 자숙하는 척 하다가 다시 돌아왔어요. 약간의 자료 실수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잘못된 내용을 진짜인양 진지하게 가치 평가를 했는데 다시 돌아왔다는 것은 본인이나 프로그램의 제작진들도 모두 이 문제를 헤프닝성으로 만들고 말고 싶은 겁니다. 전공자도 아닌 사람이 미술사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이런 저런 자료를 좀 짜깁기해서 강의하다가 실수를 저질렀는데도 근본적인 측면에서의 사죄의 마음을 갖는다고 보긴 어렵고 전국민 상대의 강연을 하면서도 굉장히 인문학을 만만하게 생각하는 거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러다보니 실질적인 사실 관계 확인의 실수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여러 무리수가 따르게 됩니다. 이분들이 개인 콘텐츠의 충실도 혹은 유명세 이런 게 중요하고 ‘인강’에서 학생들의 별점이나 평가가 중요해지니까 이런 부분에서 무리한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는 거죠. 그래서 최근에 불법 댓글 알바 문제와 관련해서 경찰조사도 받은 걸로 알고 있어요. 사실 여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잡음이 생기는 것 자체가 스타강사를 만들고 그러한 유명세에 인문학 관련 강의가 몰리는 비정상적인 구조와 관련이 있다는 겁니다.


김혜연 :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대학원 다니면서 리포트 써 갔는데 탈탈 털려보는 경험들이 있어야 되요. 글자 하나, 연도 하나만 틀려도 선생한테 엄청 혼나고. 그래야 대충 하지 않고 공부하게 되요. 그런 과정이 별 거 아닌 거 같은데 필드에 나오면 딱 다른 거지요.


  한편으로 저는 인문학자들이 학문 연마와 별도로 대중과 소통하는 훈련을 열심히 좀 해야 된다고 보고요. 현실과 접점을 많이 가져야 하고요. 이런 문제점이 있다는 걸 우리가 꾸준히 지적을 하면 시장도 대중도 지혜롭기 때문에 차차 걸러줄 수도 있다고 봐요. 그래서 폐해나 오류를 제대로 공부한 학자들이 지적을 해줄 때가 되었다고 보고요. 대학에서 인문학은 물론 기초학문 연구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요. 학회 등에서 공동의 메시지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문화다도 좋은 컨텐츠를 만들어서 대중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사회자 : 보충 설명을 더 하신다면?


DSC이수향02816.jpg이수향 :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보통 교육의 과정을 삼단계로, 먼저 기초적인 개념이나 개론, 정보 같은 것을 알려주고 암기를 시키고 다음으로 레포트나 토론이나 이런 과정을 통해서 사고를 체계 구성을 연습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본인들이 뭔가를 생각할 수 있는 과정 같은 것을 계속 시도하게 하고 그런 다음에 마지막으로 본인만의 어떤 구상이나 주체적인 관점 같은 것을 만들어 나가게 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문학의 대중화와 관련해서도 어쨌든 이러한 방식의 최소한의 체계화는 있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너무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일차적인 개념 전달의 차원에서조차 내용상의 시비를 받고 있다는 것, 즉 1차적인 과정조차 제대로 진행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김혜연 선생님의 의견에 동의를 합니다.
 
  다만, 조금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부분은 제가 학생들에게 강의를 할 때 개념이나 분석 방법들을 가르치고 본인들이 직접 분석하게 하는데 학생들에게 매체나 언어의 장벽 이런 부분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추세를 봤습니다. 예전에 저희 같으면 활자화된 책으로만 자료를 보는데, 요즘 학생들은 인터넷으로 연결된 외국의 정련된 자료들 혹은 유튜브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외국의 매체나 자료나 영상, 댓글 반응 이런 것들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더라구요. 그 학생들이 영어를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대충 해석하거나 몇몇 부분은 번역기를 돌려가면서 읽더라도 그런 자료에 대한 거부감 자체가 적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어떤 사안에 대한 영상이나 내러티브가 있는 뮤직비디오 이런 자료들을 통해 개인들이 스스로 분석하고 해석하고 이러한 것들에 재미를 많이 느껴하는 거죠. 그런 것도 일종의 주체적으로 무엇을 분석해보려는 사고의 일환일 수 있죠. 한 쪽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게 아니라 그런 공간에서도 일종의 공론장이 벌어져 서로 갑론을박하고 소통하고 있는 거죠. 실제로 대중적 차원에서 인문학적 수준이 고양이 되고 있다는 건 저런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이해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 같은 것들이 단순한 주입식 강연보다는 훨씬 더 나은 태도로 제게는 느껴지는 거예요. 그래서 이제는 단순히 엘리트주의로 대중에게 알려주고 계도하고 이끌어가도록 하려하기 보다는 대중 지식의 공론의 장을 열어주는 것이 좀 더 발전적 방향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사회자 :  네, 잘 들었습니다. 시간이 벌써 다 되었습니다. 좋은 좌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박수치면서 이 좌담회를 마치도록 하죠.




(최종)

작성일 : 2017.11.27
저자 소개  

김혜연(소설가), 이종찬(문화평론가), 이성혁(사회, 문학평론가), 이수향(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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