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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문화 다 신작시] 김은지 시인의 「막」 (20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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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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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 시에 몰두한다

두 시는 노른자가 납작한 계란프라이

너 그렇게 그렇지 않아

네가 정색할 때 내려앉은 가슴

나는 두 시에 몰두한다

두 시는 내내 자고 일어났지만 여전히 할 일 없는 강아지의 문제

기억나지 않는 축구 경기

기억나지 않는 내가 했다던 말

네 말을 듣고 서 있던 내 발꿈치

 

나는 세 시 십구 분에 몰두한다

누우면 가로세로가 바뀌듯

누워도 가로세로가 바뀌지 않듯

하얀 보자기 끝자락 주름을 펴며

네가 내 이름을 불러주기 전부터

나는 나였고

네가 즈려 밟고 간 뒤에도 꽃은 꽃

 

꽃이 쏟아지는 세 시 십구 분에 나는 몰두한다

활주로로 향하는 엔진 소리

지금 내가 사는 동네를 결정한 우연

우연보다 앞선 우연

밤의 세 시 십구 분은 뭉쳐 있고

흔들리고 흩어지는 새벽의 세 시 십구 분은

 

내가 남긴 국수를 먹는 남자의 표정

그날 입었던 옷

쭉 당겼다가 탁 쏘아지는 활처럼

네 시가 날아와 꽂힌다

네 시가 나에게 몰두한다

절연한 슬픔

절연하지 못하는 슬픔

그리워하던 나를 그리워하는 막막함

코끼리 같은 동물의 엉덩이를 중심으로 뒷모습

 

네 시도 나를 두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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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11.15
저자 소개  

김은지
시인.
경북 문경 출생, 동덕여대 문예창작과와 같은 과 대학원 졸업, 2016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팟캐스트 방송 <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힘들다(세너힘)> 진행. snowpi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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