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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앨리너 그레이든의 『밈 : 언어가 사라진 세상』(검은 숲, 2017)


모든 기억과 소통을 온라인으로 하는
 디지털 세대를 위한 디스토피아 소설

 

   앨리너 그래이든의 대담한 데뷔작 《밈: 언어가 사라진 세상(원제: Word Exchange)》은 곧 일어날 것만 같은 현실적인 설정으로 많은 독자에게 감탄과 충격을 안긴 영리한 스릴러다. 세계적인 출판사 크노프에서 편집자로, 미국 작가 연대인 펜 아메리칸 센터에서 문학상 담당자로 일하던 그래이든은 이 놀라운 데뷔소설을 탈고하기 위해 퇴사를 선택했고, 그의 과감한 결단으로 독자들은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언어의 왜곡으로 인한 몰락과 그로 인한 폐해를 실로 섬뜩하고도 기괴한 방식의 미스터리로 풀어낸 이 작품은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과 언어에 대한 깊은 애정 그리고 통찰을 기반으로, 현대에도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테크놀로지의 오용을 오싹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곧 다가올 어느 날, 사람들은 ‘밈’이라는 최첨단 스마트기기에 자신의 삶을 몽땅 맡긴 채 살아간다. 그들은 손으로 글을 쓰기는커녕 더 이상 이메일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명령하면 밈이 알아서 해주는 편리한 세상이다. 자신의 생각을 읽고 실행해주는 편리한 밈으로 인해 사람들은 점점 더 단어를 잘 떠올리지 못하게 되지만 걱정할 건 없다. 어떤 단어인지 기억하려고 애쓰기만 하면 밈이 앞뒤 맥락에 맞게 적절한 단어를 찾아주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워드익스체인지’라는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사람들이 자주 잊는 단어들이 워드익스체인지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로 대체되기 시작한다. ‘비’라는 단어를 떠올렸지만 워드익스체인지와 연동한 밈은 ‘슈릅바’라는 단어를 제시하고, 난생처음 보는 단어지만 뜻까지 알려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의사소통에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 그렇게 엉뚱한 신조어로 기존의 단어들이 바뀌어가던 어느 날 치명적인 ‘언어 바이러스’가 발병하여 세상은 극심한 혼란에 빠진다.


   인간이 사고 기능을 스마트기기에 너무 많이 넘겨준 세상이 서서히 붕괴되어가는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은 작가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임에도 지금 세계 어딘가에서 있을 법한 음모론을 떠올릴 정도로 현실적이다. 언어와 테크놀로지의 교차 지점을 야심 차게 그려낸 이 독창적인 이야기를 읽고 나면, 독자는 결코 스마트폰을 전과 같이 대할 수 없을 것이다. 설정뿐 아니라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한다는 디스토피아 소설로서의 자질 또한 훌륭한데, 작가가 작품 내에서 구사하는 엉망진창으로 파괴된 언어를 읽는 재미는 속도감 넘치는 전개 안에서도 빛을 발한다. 정확히 무엇이 ‘언어 독감’을 유발했는지, 그것이 어떻게 퍼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설정이 작가의 탁월한 필력에 의해 설득력 있게 묘사된다. 차근차근 플롯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눈 깜짝할 새 마지막 장에 도달, 이것이 스릴러 소설임을 다시 한 번 깨닫기도 한다. 그럼에도 작품의 가장 중요한 테마는 언어로밖에 전해질 수 없는 사랑 그 자체다. 유려하고도 강렬한 설정으로 현세대 독자들에게 강한 울림을 준 《밈: 언어가 사라진 세상》은 《헝거게임》과 영화 <블레이드 러너>, <메멘토>, <인셉션>을 계승할 지적인 스릴러소설이자 디스토피아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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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상상력과 소름 끼치는 선견지명으로
중독성 강한 테크놀로지 스릴러를 완성하다


   그리 머지않은 미래, 예견된 ‘활자의 죽음’이 현실화된다. 서점과 도서관, 신문, 잡지는 과거의 유물이 되었고, 사람들은 밈이라는 차세대 초소형 스마트기기에 빠져 대다수의 시간을 보낸다. 밈은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사무실에서 나서기도 전에 택시를 불러주고, 물건을 살 때 계좌에 돈이 모자라면 알려주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면 당장에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배달 주문해주기까지 하는, 현대인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다. 심지어 밈은 ‘워드익스체인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신조어를 팔기까지 한다.


   애너 존슨은 곧 출간될 역사상 마지막 사전 판본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아버지와 함께 《북미영어대사전》을 만드는 회사 ‘딕셔너리’에서 일한다. 초지일관 밈을 비롯한 최첨단 테크놀로지에 반대해온 아버지는, 사람들이 손글씨로 편지를 쓰고 때로는 실제로 목소리를 들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복고 성향의 지식인이다. 애너는 그런 아버지 앞에서 밈을 사용하기가 어쩐지 꺼려지지만 ‘밈에 의존하다가는 기억력이 약화되는 건 물론 문명마저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라는 아버지의 탄식이 그리 와 닿지는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앨리스’라고 적힌 종이만을 남긴 채 딕셔너리에서 사라진다. 그것은 만에 하나 아버지가 위험에 빠졌을 때를 대비하여 만들어놓은 둘만의 암호로, 애너는 반신반의하며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늦은 밤 아버지를 찾아 딕셔너리에 간 애너는 《북미영어대사전》을 파괴하는 믿지 못할 광경을 목격한다. 그렇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토끼 굴로 들어간 애너는 ‘언어 독감’이라는 전대미문의 재앙에 휘말리게 된다. 종말론적 테크놀로지 스릴러를 표방하는 이 소설은 끊임없이 진화를 계속하는 기계에게 모든 것을 내어준 우리 인간이 치르는 막대한 문화적 대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것을 경고하는 역작이다.




작성일 : 2017.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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