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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텍스트] 최강민의 평론집 『엘리트 문학의 종언시대』(문화다북스, 2017)

 


  평론집 『엘리트 문학의 종언시대』는 문학평론가 최강민의 네 번째 평론집이다. 저자는 200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서 당선된 이후 2004년에 반연간 《작가와 비평》을 창간해 편집주간을 역임했다. 2012년에 웹진 《문화 다》를 창간해 편집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강민 문학평론가는 등단한 이후 남들이 이미 닦아 놓은 기존 길보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데에 열정을 쏟았다. 그는 길들여지지 않는 불온한 야성을 주기도문으로 삼고 대중의 언어로 글쓰기를 하며 독자와 소통했다. 등단할 무렵 받은 신인상 외에는 어떤 문학상도 받은 적이 없는 그의 평론 경력은 아이러니하게도 저자가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문단 경력이다. 고독한 평론의 길을 걷는 저자는 문학권력이 아니라 독자만을 바라보면서 비판적 아웃사이더의 역할을 그동안 충실하게 해왔다. 저자는 현재 문학만이 아니라 문화 방면으로 글쓰기 최전선을 확대해 전방위적 글쓰기를 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문학이 2000년대 들어 급격하게 침몰했다고 우울하게 진단한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했던 것일까? 최강민 문학평론가는 『엘리트 문학의 종언시대』를 통해 엘리트 문인에 기반한 한국문학의 종언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엘리트 문학의 종언이 신자유주의 체제의 자본주의 논리 확대라는 외부적 요인만이 아니라 문단 내부의 구조적 부실 요인이 결합된 시너지 효과 속에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200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체제와 출판 자본의 비대화 속에 학진의 평가 시스템 확산과 논문 중심주의, 이문열의 책 장례식, 문인들의 변절과 성추문, 최고은의 비극적인 죽음과 최영미 시인의 생활고 사건은 나비효과를 만들어낸 개별적 요인들이다. 이 개별적 사건들은 ‘엘리트 문학의 종언시대’를 만드는 큰 폭풍우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엘리트 문학의 종언시대』는 한국문학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면서 엘리트 문학의 종언을, 죽음을 선언한다. 이 선언은 새로운 한국문학의 탄생을, 부활을 염원하는 저자의 뜨거운 함성이다. 저자는 한국문학의 낡은 시스템 해체와 재구성을 촉구하는 불온한 언어들을 이 책에서 뜨겁게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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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제1부에서는 한국문학의 추문인 변절, 망언, 표절들을 비판적으로 성찰했다. 저자는 이문열, 김지하, 황석영 등의 변절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았고, 문단의 핵심 문학권력인 《창작과 비평》과 《문학동네》를 향해서도 날카로운 고언을 던졌다. 최강민 문학평론가는 비판적 분석과 질문을 신랄하게 하면서도 힐링의 유토피아를 꿈꿨고, 한국사회 화두 중의 하나인 다문화 문제를 다문화 소설을 통해 언급했다.

 

   제2부에서는 지식인이자 문인인 문학평론가의 타락과 무능력, 그리고 문학 평론의 암울한 현재와 미래를 진단했다. 2부에 실린 첫번째 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필을 주례사비평 한 이태동의 용비어천가 비평과 월간 《현대문학》을 비판했다. 이 글은 게재 거부로 인해 청탁한 잡지가 아닌 다른 잡지에 다음 계절에 게재되는 곡절을 겪어야 했다. 저자는 당대 문학평론가인 한기욱, 윤지관 등의 평론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저자는 이 글들에서 주례사비평과 표절 옹호가 평론의 다양성이 아니라 문학적 양심의 포기에 가깝다는 비판적 입장을 드러낸다. 식자우환과 블랭킷 증후군이라는 병마에 시달리는 문학평론가의 연이은 자살골은 한국문학을 벼랑으로 내몬 주요 원인이었다고 말한다.

 

   제3부에서는 주로 웹진 《문화 다》에 게재되었던 남성 작가들을 대상으로 평한 작품론과 작가론을 실었다. 저자의 작품론과 작가론은 장강명, 오쿠다 히데오, 김정남, 이시백, 임성순, 우석훈, 최인석, 김연수, 장정일을 다루고 있다. 이들 글은 등단 초기부터 현재까지 저자가 꾸준하게 작업해온 성과물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들 작가와 작품과 뜨겁게 포옹했고 싸웠고 우울했고, 그리고 아쉬워했다. 저자는 이들 텍스트를 읽어냈던 그 시절이 텍스트와 열정적 사랑을 나누었던 평론의 청춘 시절이었다고 회상한다. 저자는 자신의 비판적 고언이 한국문학을 향한 사랑의 몸짓임을, 고백임을 텍스트 읽기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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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숙의 표절 사건은 한국문학의 시스템이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문예지를 기반해 작가들을 끌어 모으고, 문학평론가들을 동원해 작가들을 집중 조명하거나 문학상을 부여하는 기존 시스템의 방식은 이제 그 유효성을 상실하고 있다.
 
 껍데기 언어가 주인 행세를 하고, 알맹이 언어가 노예인 세상은 부조리한 세계이다. 비판적 문인들은 이러한 부조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언어로 투쟁한다. 시국선언문은 투쟁의 시작일 뿐 투쟁의 종결점이 아니다.


  변신과 변절은 불과 한 음절의 차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차이가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존경받는 문인과 살아있는 좀비를 만든다.


  문학은 즉각적인 해답보다는 지연된 해답을 제시한다. 아니다. 문학은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문학은 언어를 통해 다양한 삶과 느낌을 전달하면서 독자가 해답을 찾도록 유도할 뿐이다.


  과연 살아있는 최고의 정치 권력자와 관련된 이태동의 글을 전면적으로 비판하는 특집을 《현대문학》이 할 수 있을까. 또한 《현대문학》에 대한 신랄한 자기비판을 과연 할 수 있을까.


  나는 서구이론의 중독에 빠진 문학평론가들을 치료할 특효약을 알고 있다. 한 1, 2년 정도 서구이론 책을 아예 읽지 말고 지내면 독성에서 해방될 가능성이 높다.


  많은 평론가들의 글은 자신의 기만적 나르시시즘이라는 환상의 충족을 위해 일종의 수음을 했던 것이 아닐까. 사람들이 거의 읽지 않기에 스스로 자위하면서 문학평론의 가치를 자가 증폭시키는 도착 증세.                 
                                                                           ― 본문 중에서

 

 

 

 <한겨레신문> 최강민 “문학권력 비판 10년해왔지만 바뀐 것 없어”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819666.html#csidx77fce1f48b45b5aa56c3ba978ccf646

 

 

 

 

 

 

작성일 : 20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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